진리 보다 앞선 사랑
요한계시록 2:1–7
내용 관찰
예수님께서는 에베소 교회의 수고와 인내를 아시고, 그들이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않고 거짓된 자를 분별한 것을 칭찬하셨다. 또한 주님의 이름을 위해 끝까지 참고 견디며 게으르지 않았던 모습을 귀하게 여기셨다. 하지만 책망하신 것은, 그들이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것이었다.
연구와 묵상
예수님은 왜 그들이 회개하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시겠다고 하셨을까?
에베소 교회는 초대교회 중에서도 교리적으로 가장 탄탄하고 헌신적인 공동체였다. 그들은 이단을 분별하고 진리를 지켰지만, 점점 사랑이 없는 의로움에 머물렀다. 하나님은 진리를 지키는 교회를 원하시지만, 그보다 먼저 사랑으로 행하는 진리를 원하신다.
‘촛대를 옮긴다’는 경고는,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곧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비추는 사명—을 잃으면 그 빛이 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사랑이 없는 교회는 아무리 올바르고 바빠도 이미 생명을 잃은 교회라는 뜻이다.
느낀 점
나는 언제 옳음에 집착하느라 사랑을 잃었던 적이 있었을까?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교회에서 새일꾼반으로 알게 된 자매가 있었는데, 나와 또래였고 같은 아들들을 키우며 가까이 지내던 친구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자매가 손님으로 내가 근무하는 지점을 방문했을 때 업무적으로 직원과 마찰이 생겼다. 나는 잘 안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농담 섞인 말로 상황을 풀려 했지만, 결국 너무 ‘규칙 중심적’이고 ‘옳음에 가까운 말’로 이야기하다가 그 자매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어 관계가 깨졌다. 사과를 했음에도 예전 관계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때 나는 진심으로 사랑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에베소 교회처럼 ‘처음 사랑’을 잃은 채, 옳음만을 붙잡았던 것이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진리를 지킨 에베소 교회가 사랑을 잃어버린 모습이 그때의 나와 너무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만약 충분히 서로의 오해를 풀었더라면,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더 따뜻하게 흘려보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 사랑 없는 진리는 상처를 남기고, 사랑이 있는 진리는 관계를 회복시킨다.
이처럼 하나님은 ‘옳은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시며, 진리를 수호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진리를 어떻게 전하느냐임을 알려주신다. 오늘 말씀을 통해, 주님은 우리가 옳은 것을 지키는 것보다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것을 더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그래서 큐티를 하면 내가 옳았던 순간보다, 사랑했던 순간이 주님께 더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적용과 결단
* 이제부터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말하기 전에 “이 말이 상대를 세울까, 상하게 할까?”를 먼저 점검하겠습니다.
* 관계 속에서 오해가 생기면 피하지 않고 대화로 풀며 화해를 구하겠습니다.
* 매일의 말과 행동에서 “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떠올리며, 주님을 처음처럼 사랑하는 습관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